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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너머 우리동네 이야기길 제2코스 “계몽과 독립의 길”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경쟁논리로 대변되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숨 쉬면서 느리게 걸으며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유행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역의 고유한 자연과 관광자원을 테마로 상품화한 시킨 여러 가지 길(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부안 해안길, 춘천 호수길 등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길들은 현재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선너머 우리동네 이야기길”의 탄생배경 또한 이와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 속의 동네를 배경으로 삼고, 길 위에 소소한 지역의 이야기를 집어넣었다. 이 길을 통해 선너머 지역의 주민들이 우리동네를 누구에게나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지역에 대한 자부심 및 공동체의식을 회복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기획의도 하에 중화산동에 위치한 3개의 기관(선너머종합사회복지관, 완산청소년문화의집, 서원노인복지관)이 공동으로 작업하여 “선너머 우리동네 이야기길”을 만들게 되었다.   자료 수집을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지역의 유지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하고, 길을 만들기 위해 수차레 동네의 골목을 찾아 걸었다. 지금은 눈을 감고도 우리지역의 골목골목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 길을 만들어가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지역의 인물들과 문화재,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인 자료들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선별하여 우리는 총 3개의 코스(사색을 위한 산책길, 계몽과 독립의 길, 추억과 소통의 길)로 이루어진 “선너머 우리동네 이야기길”을 개발하게 되였다. 이중에서 제 2코스 “계몽과 독립의 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목만 봐도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다가공원에서 시작하는 제2 코스는 1시간 30분정도 걸리며 공원 한쪽에는 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다가공원은 전주천을 낀 산허리에 둥그스름하고 펀펀하게 자리를 잡은 공원으로 이곳에는 200년이 훌쩍 넘은 정자나무 몇 그루가 그늘을 만들며 주인처럼 서 있다. 또한 공원 주변으로는 살아생전 그들의 치적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는 26기의 불망비(후세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어떤 사실을 적어 세우는 비석)와 선정비(예전에, 백성을 어질게 다스린 벼슬아치를 표창하고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가 후세들의 무관심속에서도 꿋꿋하게 서 있다. 그 끝에는 최근에 세운 독립운동가 김인전 목사의 기념비도 있다. 다가공원을 둘러본 후 계단을 내려가면 전주천이다. 예쁘게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를 따라 좌측으로 조금 걷다보면 다가교를 만나게 된다. 다가교는 조선시대 향교에서 공부하던 학동들이 생원 진사를 뽑는 사마시험을 준비했다하여 사마교(司馬橋)라 부르기도 했었고, 일제시대에는 콘크리트 다리를 세웠는데 전주시민들이 전주신사를 참배하기 위해 건너는 다리라는 의미로 대궁교(大宮橋)라 부르기도 했다. 다가교는 전주사람들에게 강제로 신사참배를 하게했던 치욕의 다리이기도 했으며, 선너머 아래에 있는 신흥학교나 기전학교 학생들이 다리를 건너 교회에 가는 신앙의 다리가 되기도 했다. 인고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한벽당에서 흐르는 물줄기는 변함없이 다가교 밑을 유유히 흐르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다가교를 지나 조금 더 걷다가 왼편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기전학교 정문에 이르게 된다. 기전학교는 1900년 4월 미국 남장로교 최마태 선교사에 의해 6명의 여학생으로 시작했고, 일제의 신사참배 요구에 끝까지 맞서다 1937년 자진 폐교로 항거를 하였으며 1946년 일제의 패망과 함께 다시 복교를 한 역사 깊은 학교다. 또한 기전여학교에 교사로 근무했던 방애인 선생님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사랑을 나누고자 전주에서 최초의 고아원을 운영하였고 전주YWCA에서는 훌륭한 위인으로 추앙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혼불’을 쓴 최명희 작가도 기전학교 출신이며, 졸업 후에는 모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를 했었다고 한다. 현재는 기전대학만 남고 중․고등학교는 모두 효자동으로 이사했다.   기전학교 정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다보면 오래된 벽화를 만나게 된다. 신흥학교 담벼락에 그려진 것으로 이 그림들에서 옛 예수병원, 신흥학교, 기전학교의 모습과 전주천의 생태, 동학농민운동의 모습 등을 찾을 수 있다. 낡은 벽화를 감상하며 신흥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전주 3․1운동 기념비가 보인다. 신흥학교는 기전학교와 함께 전주에서 3․1운동을 주도하였다고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신흥학교의 역사를 말해주는 초석과 1933년에 건립되어 강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스미스기념관이 보인다. 또한 출입구와 건립연대를 알려주는 포치만 남은 리차드슨관의 잔해도 볼 수 있다. 스미스기념관은 현재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신흥학교를 나와 예수병원 쪽으로 올라가다 신호등을 건너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가면 예수병원 의학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2010년 3월에 설립되었으며 민간의료기관중 처음으로 전문박물관 문을 열었다고 한다. 박물관 안에는 의료기기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현미경, 청진기 등 시대별로 의료 기구를 전시하였고, 예수병원 설립자인 마티 잉골드의 활동내용도 전시하고 있다. 안내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으며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예수병원 의학박물관을 나와 주차장 위쪽으로 올라가면 선교사 묘역이 있다. 여기에는 총17기의 봉분이 있는데 오랜 풍상으로 내려앉은 봉분도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땅에서 선교와 계몽을 위해 몸 바친 선교사들과 부모를 따라 이 땅에 와서 병을 얻어 짧은 생을 살다간 그들의 아이들....... 울컥, 가슴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솟아오른다. 안타까운 마음과 숙연한 마음을 뒤로하고 주차장을 가로질러 내려오면 다가교에서부터 이동교까지 이어지는 서원로가 나온다. 서원로를 따라 걷다가 트레비앙 아파트를 오른편에 두고 소로로 들어서면 옛날 영화에나 나올법한 오래된 골목을 만난다.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강당제가 나타난다. 조선중기까지 선너머에는 전주향교가 있었다. 선너머에 있던 향교가 교동의 현재 위치에 옮겨간 뒤에 향교가 있던 자리에 화산서원이 세워졌고 항시 선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당시 선비들이 학문을 닦았던 교실을 강당이라 했고 강당을 오르내리는 고개라 하여 강당제라고 불렸다. 선너머라는 지명도 서원너머라는 말에서 생겨난 명칭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선비의 심정으로 강당제를 따라 뚜벅뚜벅 한참을 걷다보면 엠마오사랑병원이 보인다. 이곳은 1935년에 예수병원으로 지었던 건물로 호남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 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다. 1970년대까지는 예수병원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의 위치로 이사한 뒤, 1990년대까지는 우석대한방병원으로 사용되었고, 1998년부터는 엠마오사랑병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붉은 벽돌로 된 건물은 여름이 되면 담쟁이가 잎을 무성하게 피워 건물전체가 담쟁이 넝쿨에 휩싸여 고풍스런 느낌이 더해진다.   엠마오 사랑병원 주차장에서 쪽문을 열고 나가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이 들 정도의 새롭고 놀라운 풍경을 보게 된다. 벤치에 앉아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동화 속 주인공이 부럽지 않다. 이곳에는 이팝나무, 아카시아나무가 무성하다. 5월이면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하여 꽃냄새에 정신을 잃기도 한다.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다가산 정상에 이른다. 정상은 평평한 공간으로 호국영령탑과 가람시비가 있다. 일제 강점기에 신사가 있던 곳으로 광복 후에 전주시민들이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으로 전주신사를 해체하고 호국영령탑을 세웠다. 탑 앞에는 전주신사의 지주석으로 쓰이던 사각뿔 형태의 석조물이 남아 있어 당시 일본의 잘못된 역사를 증거하고 있다. 그리고 1969년 11월 가람 서거 1주기를 맞아 호국영령탑과 마주한 곳에 가람시비를 세웠다. 이 시비는 일제 암흑기에 쓰인 이병기의 시조 “시름”을 서예가 강암 송성용의 글씨로 새겼다고 한다   다가공원 정상에서 주차장이 있는 지역으로 내려가면 왼편으로 천양정이 보인다. 조선시대 숙종38년(1712년) 다가천 서쪽 기슭에 ‘천양정’을 처음 세웠는데 9년만에 홍수로 정자가 떠내려가고 말았다. 이 후 바로 다가산 밑에 다가정이라 세웠고 순조30년(1830년) 8월에는 과녁판을 남쪽에 설치하며 이름을 ‘천양정(穿楊亭)’으로 부르게 되었다. “천양”은 버들잎을 화살로 꿰뚫는다는 뜻으로 지금도 많은 궁사들이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 과녁을 향해 화살을 당기고 있다. 1984년 4월 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6호로 지정되었다.   “선너머 우리동네 이야기길” 제 2코스 계몽과 독립의 길은 천양정을 지나  처음 시작했던 다가공원으로 와서 끝이 나게 된다. 길을 걷는 내내 많은 곳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마음의 평정을 갖게 되었다. 이 길을 걸으면서 우리 동네 선너머(중화산동) 지역에 대한 많은 인물과 문화재, 다양하며 소소한 이야기 등 선너머 지역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찬찬히 걸으면서 지역주민들은 도심에서의 작은 여유를 찾고, 우리 동네의 훌륭한 인물들과 만나 배우고, 역사적 문화재 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 동네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선너머 우리 동네 이야기길” 2코스 계몽과 독립의 길을 가족이 함께 걷게 되면 컴퓨터와 온갖 미디어에 빠져있는 자녀들에게 우리지역의 새로운 문화와 역사를 알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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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자료] 선너머 이야기길 제1코스 - 사색을 위한 산책길 완청문 2011.09.21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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